영화 역사상 수많은 걸작들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제대로 된 인정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스카상을 받지 못했거나 심지어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1. 시민 케인 (Citizen Kane, 1941)
오손 웰스의 기념비적인 작품 '시민 케인'은 현대 영화의 문법을 정립한 혁신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당시 아카데미에서는 9개 부문 후보에 올랐음에도 각본상 1개만 수상했으며, 작품상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밀렸습니다. 이후 많은 영화 비평가들의 '역대 최고의 영화' 목록에서 1위를 차지하며 그 진가를 인정받았습니다.
2.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1976)
마틴 스콜세지의 '택시 드라이버'는 도시의 고립감과 폭력성을 탁월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와 함께 영화사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아카데미에서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 후보에만 올랐을 뿐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록키'가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3. 레이징 불 (Raging Bull, 1980)
역시 스콜세지 감독의 '레이징 불'은 흑백 영화로 제작된 복서 제이크 라모타의 삶을 그린 작품입니다. 로버트 드니로의 변신이 돋보이는 이 영화는 8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작품상은 '보통 사람들(Ordinary People)'에 밀렸습니다. 그러나 후에 많은 비평가들로부터 1980년대 최고의 영화로 평가받았습니다.
4.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A Space Odyssey, 1968)
스탠리 큐브릭의 SF 걸작은 혁신적인 특수효과와 깊은 철학적 주제로 장르의 경계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아카데미에서는 단 한 개의 상(특수효과상)만 수상했고,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후 영화는 SF 장르의 기준을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5. 현기증 (Vertigo, 1958)
알프레드 히치콕의 '현기증'은 처음 개봉 당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재평가되어 2012년 영국 영화 연구소(BFI)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영화'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6. 여덟 번째 봉인 (The Seventh Seal, 1957)
잉마르 베리만의 철학적 걸작 '여덟 번째 봉인'은 아카데미상 후보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지만, 이후 영화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죽음과 체스를 두는 기사의 이미지는 현대 영화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7. 동경 이야기 (Tokyo Story, 1953)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 이야기'는 당시 미국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아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세계 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으며, 많은 감독들에게 영감을 준 작품입니다.
8. 히트 (Heat, 1995)
마이클 만 감독의 '히트'는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의 연기 대결로 유명한 범죄 서사시입니다. 뛰어난 각본과 연출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상 후보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지만, 이후 많은 범죄 영화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9. 샤이닝 (The Shining, 1980)
스탠리 큐브릭의 공포 걸작 '샤이닝'은 개봉 당시 비평가들의 혹평을 받았고,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최악의 감독상'과 '최악의 여배우상' 후보에 올랐지만, 후에 공포 영화의 교과서로 재평가되었습니다.
10. 그것은 소리없이 (Once Upon a Time in America, 1984)
세르지오 레오네의 마지막 작품인 '그것은 소리없이'는 미국 배급사에 의해 심하게 편집되어 개봉되었고,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감독판이 공개된 후 영화는 갱스터 영화의 걸작으로 재평가되었습니다.
마치며
이러한 작품들은 아카데미상을 받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예술성과 영향력이 더욱 빛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상이 항상 영화의 진정한 가치를 반영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영화의 가치는 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초월해 관객들의 마음속에 남는 것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